[칼럼=한국인터넷기자클럽] 한국뉴스통신 강현희 경기취재본부장 = 작년에 대학에서 전공축구를 강의하며,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해 이야기한적이 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요구하는 기본5가지 역량인 communication. organization. observation. motivation. demonstration 을 기본적으로 알려주고, 이외에 학생들이 생각하는 지도자의 역량은 무엇이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 또 레포트 과제로 내주었다. 학생들의 레포트를 받아보니 재밌는 사례와 생각들이 많았다. 리더십, 전술전략, 팀 운영, 영양학, 생리학, 트레이닝방법론 등 이런 저런 생각들이 대학생들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축구강의 준비를 하며 고민한 것은 - 미래의 지도자들이 학교 체육수업 현장이나 축구산업, 그리고 유소년 지도자 등으로 활약할 때 갖추어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기본적으로 협회 매뉴얼이나 책에 나와있는 내용들이 과연 전부인지 - 이렇게 책 또는 매뉴얼의 내용들로 만족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부분들에서 놓치는 것들은 없을까? 고민하고 연구해보았는데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기본적인 역량인 observation에서, 이것은 지도자라면 선수를 잘 관찰하고 기록하고,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도자의 관찰력은 정말 중요하다. 관찰력으로 인해 선수의 포지션이 정해지고 이것은 선수의 축구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또한 관찰력은 팀의 전술을 결정하게 하고 선수단 운영에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장점은 살려주고, 단점은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관찰력에 시작하기 때문인 것이다. 이처럼 지도자의 관찰력은 아주 중요한 역량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지도자의 관찰력은 새로운 재능있는 선수를 찾는데도 쓰인다. 운동장에서 축구하며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도 관찰력의 하나일 것이다. 처음 축구를 취미로 접해 축구를 즐기는 아이들을 엘리트의 길로 인도하는 관점은 다양하게 있을 것이다. 아이의 스피드나, 체격, 발재간 등 지도자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어떤 지도자이든 동 연령대 선수중에 체격이 큰 친구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동일한 생각이라 보여진다. 이 부분에 대해 몇 분의 친분있는 축구팀 감독들에게 물어보았다. 대부분 체격이 좋은 친구들이 눈에 먼저 띄는 것은 사실이라 했다. 기본적인 골격이나 체격은 트레이닝을 통해 발전시킬 수 없는 타고난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스피드나 축구기술은 훈련을 통해 어느정도 발전할 수 있다고들 말했다.
 
지금부터는 지도자가 놓치고 있는 흥미있는 사실들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어느날 취미인 독서를 하고 있는데 그 책에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말콤 글래드윌의 ‘아웃 라이어’ 라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생일이 빠른 아이들과 하키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1월2일에 열 살이 되는 소년은 그해 말까지 만으로 열 살이 되지 못한 소년과 함께 하키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춘기 이전에는 열두 달이라는 기간이 엄청난 신체발달의 차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경제학자인 켈리 베다드와 엘리자베스 듀이는 최근에 국제수학과학연구경향(TIMSS: 4년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학,과학시험-역주) 성적과 그 시험을 본 아이들이 태어난 달을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4학년 학생들 중 일찍 태어난 학생들이 늦게 태어난 학생들에 비해 4~12퍼센트 포인트 더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은 듀이가 설명하는 것처럼 ‘거대한 효과’ 일 수밖에 없다. 지적으로 동등한 4학년 학생들을 학년 기준일의 양쪽으로 나눠 세우면, 일찍 태어난 학생들은 상위 18퍼센트에 속하는 반면 늦게 태어난 학생들은 상위 68퍼센트에 머문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정도면 영재반을 나눌 때 확실한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아웃라이어 인용)
 
이 책에서는 ‘누적적이득의 치명적 효과’와 로버트 머튼의 ‘마태복음 효과’를 통해 일찍 시작한 아이들이 갖는 누적적 이득에 대해 설명한다. 이책에 보니 심지어 늦게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자살을 시도하는 횟수도 훨씬 많다라는 것을 논문으로 밝혀냈다고 한다. 같은 연령대이지만 그 해에 빠른달에 태어난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은 교육의 기회가 더 많이 제공된다라고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부연설명을 위해,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대표팀 선수들에 나이를 예시로 제시한다. 2007년 체코의 청소년축구대표팀, 하키주니어 대표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본 칼럼에 모두 인용하기는 무리가 있다. 공통적으로 성인 프로 선수가 아닌 연령별 대표팀 위주로 소개한 것이 특징이라 볼 수 있다.
 
우선 필자는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2015 축구선수랭킹 100위 명단을 놓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본 결과, 1~3월 까지 태어난 선수가 31명으로 조사되었다. 위에서 말한 누적적 이득이 성인 프로축구선수에게까지 해당 된 다 볼 수는 어렵다. 하지만 20위까지 놓고 봤을때는 50% 선수가 1~3월생으로 나타났다. 어느정도는 상관관계가 있어 보일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세계적인 축구선수 이름을 생각나는대로 10명만 검색해 생일을 보라. 재미로~) 그리고, '생일빠른 선수가 축구를 잘한다' 라는 일반화의 논리는 절대 아님을 강조한다.
 
일반화에 무리는 있지만, 어느정도 연관은 있어보이므로 - 아직 프로선수가 되기 이전인 유스팀 선수들의 명단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캡쳐해 보았다. 작년 칠레 청소년 월드컵 선수들의 명단과  14세 이하 아시아 챔피언십 대표팀 명단을 찾아 보았는데 아주 흥미롭게도 1월~4월생 선수들이 눈에 띄게 발견하게 되었다. 아웃라이어에서 이야기하는 마태복음의 효과가 조금은 있는 듯 해 보인다.
 
표-1 : 작년 2015년 17세 이하 월드컵 한국팀 최종명단
(2015년 U-17세 월드컵 한국팀 최종명단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2015년 U-17세 월드컵 한국팀 최종명단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표-2 : 2014년 아시아 챔피언십 14세 최종명단
(2014년 U-14세 아시아 챔피언십 한국팀 명단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2014년 U-14세 아시아 챔피언십 한국팀 명단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표-1, 표-2에서 얼핏봐도 생일이 빠른 선수들이 많다. 밥을 먹어도 수십그릇을 더 먹었을 테니 피지컬의 우위는 당연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지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하는가? 생일이 느린 선수들에게도 공정한 경쟁의 기회나, 교육의 기회가 부여된다면 더 많은 슈퍼탤런트들이 있지는 않을까? 참고로 손흥민 선수는 7월생이고, 아버지에 의해 많은 것들이 성장했음을 주목해야 한다.
 
마치, 군대에서 3월 30일에 입대한 군인과, 4월 1일에 입대한 군인이 하늘과 땅차이? 라는 것을 필자 시대에 군 생활을 한 사람이면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잘 모르지만, 군번을 월로 따지기 때문이다. 이것과 비슷한 논리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연령을 구분하는 잣대는 오랫동안 지난온 세월속에 담겨진 사회현상과 다양한 논리안에서 기준점을 찾았을 것이다. 이 논리가 피지컬을 중시하는 스포츠와 축구선수를 보는 지도자의 시야에 안개가 되면 안 될 것이다.
 
아웃라이어에서 말하는, ‘누적적이득의 치명적 효과’와 로버트 머튼의 ‘마태복음 효과’ 가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observation’ 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칼럼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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