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국뉴스통신] 강현희 칼럼 = 한국 축구의 프로구단 형태는 기업이 운영하는 구단과 시(city) 또는 도(道)가 운영하는 구단으로 구분된다. 두 형태의 프로축구단은 여러 면에서 차이점이 존재한다. 특히 축구의 철학적인 부분과 구단의 운영적인 속성에서 ‘지속성’ 또는 ‘연속성’ 의 차이점이 있다.

기업 구단의 경우 프로축구 출범과 함께 전통의 명맥을 이어왔기에 축구의 철학이나 운영적인 측면에서 시도민 구단 보다 지속성이 있으며 안정감이 있다. 구단 운영의 안정감은 리그 성적과도 비례한다. 예를 들자면 1983년 출범한 현 K리그의 우승팀 목록에서 시도민 구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스플릿 라운드가 실시된 2012년 이후 상위 스플릿에 랭크된 시도민 구단은 각 해(14년 제외)마다 1개 팀으로 나타났으며, 14년도의 경우 상위 스플릿은 모두 기업구단의 차지였다. 그리고 도시민 구단으로는 유일하게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클럽은 성남(2014년 FA 컵 우승자격)이 유일하다.

이러한 결과는 스포츠의 시장 경제 논리와 직결되며 기업구단이 시도민 구단보다 자금력을 앞세워 안정감 있는 축구단 경영을 펼친다 할 수 있다. 단편적인 예로 시도민 구단들이 선수들의 연봉을 제때 주지 못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클럽의 철학적·운영적인 측면의 속성에서 ‘지속성’, ‘연속성’을 축구단에서 찾아 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분명한 한계점으로 드러나는 것이 시도민 구단이다. 이유인즉 구단주가 4년 마다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도지사 또는 시장이 구단주가 되기 때문에 정치적인 속성에 축구단이 좌지우지 될 수 있다. 최근 몇몇 시도민 구단은 전문적인 경영자를 영입하여 축구단 경영에 전문성을 가미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선거 이후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경남F.C 의 경우 도지사의 망언으로 클럽의 해체설까지 존재했으며,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어렵게 승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노름앞에 ‘바람앞의 촛불처럼’ 흔들렸던 일들을 언론을 통해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축구단 운영에 적극적인 구단주(시장)들은 ‘깃발더비’ 라는 약칭을 만들어 내며 시민 구단 흥행에 앞장서기도 했지만, 깃발더비의 주인공이었던 수원F.C 의 경우 조덕제 감독의 후임선정 과정에서 구단은 배제된 채 정치적 외풍을 겪었음을 언론을 통해 접하였다.

이제 시선을 돌려보자면, 유소년 축구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는 현실이다. 유소년 축구의 일반적인 구도는 ‘학원축구’(학교 축구부), ‘클럽축구’(F.C)로 구분된다. 클럽축구는 사설클럽과 프로유스클럽들이 존재하고 흔히 F.C 라 칭한다. 축구단 운영에 자율적인 측면에서 학원축구보다 운영이 용이하다. 그러나 학원축구의 경우 2년 또는 3년 주기로 학교장이 새롭게 취임되기 때문에 시도민 구단이 겪고 있는 비슷한 그 무엇, 운영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윤인즉, 학원축구단 운영에 있어 학교장의 개입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학교의 축구단이기에 최고 책임자인 학교장의 간섭은 당연할 것이다. 문제는 축구단이나 운동부 운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교장이나, 원칙만을 앞세우는 교장, 운동부운영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새로운 교장이 취임할때마다 불안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교감, 감독의 역할을 하는 체육부장교사 등 축구단에 간섭할 만한 포지션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더불어 초등의 경우 여자교장이 대부분이고, 상식적으로 여자교장은 축구단 운영에 있어 문외한(門外漢) 교장들이 즐비하다.

작년 연말에 일명 망년회 모임에서 여러 학원축구 감독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학원 축구단의 다양한 어려움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가장 큰 화두는 역시 교장 또는 애매한 포지션에 있는 그 누구, 어느 누구들의 간섭이었다.

다음은 연말모임에서 만난 '학원축구팀 지도자'들의 코멘트 모음.

“교장 바뀌고 나서 죽을 맛이다. 도통 축구단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얼마전에는 위장전입을 문제 삼아 원칙만을 고집해서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말 도 못할 정도로 어렵다” (위장전입은 사회적 문제로 ‘뜨거운 감자’ 로 취급받았지만, 학원축구팀으로 전학하기 위해서는 어느 학교 축구팀이든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팀은 없다)

“코치선정과정에서 감독을 완전히 배제하고 이력서로만 뽑아 주었는데, 글쎄 저보다 나이가 많더라구요” (코칭스텝의 수장에게 스텝을 꾸릴 수 있는 전권을 주어야 한다)

“저는 체육부장이 하프타임에 너무 많은 간섭을 합니다. 선수 교체 지시까지 하는데, 더 큰 문제는 월권임을 인지 못한다는 것이죠. 포지션이 감독인데 무시할 수도 없고...” (학원 축구팀은 감독 포지션이 보통 체육교사 중 어느 누가 담당한다. 그러나 실제적 감독은 코치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상식 밖의 일이 종종 발생하나 보다)

학원축구는 엄청난 시련과 위기를 맞이했다. 학원 축구지도자들은 한결같이 ‘합숙금지’, ‘위장전입금지’, ‘클럽의 양적 질적 성장’ '자격증 취득' 등의 문제로 운영적인 측면과 선수영입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하였다. 또한 여러 감독들이 클럽축구단을 창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문제들은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이고, 새롭게 취임한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 ‘박지성’ 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였다.

(2017년 11월, 학원축구 부모와 지도자들이 축구협회에 항의하고 있다)
(2017년 11월, 학원축구 부모와 지도자들이 축구협회에 항의하고 있다)

또한 얼마전 위장전입 문제로 보은중학교 축구부 해체에 관한 기사를 접하였고, 최근에는 인천의 유명 야구부가 위장전입 문제로 해체된다는 보도를 접하였다. 대한 축구협회는 위장전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결책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학원축구가 이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수년내에 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교장들은 위장전입 문제가 자신의 앞날에 '먹물을 튀길까'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분위기이고,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과 일반 부모들은 운동장을 모두가 사용하는것이 옳다고 편가르기 하는 이 판국에 꿈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운동하는 축구 꿈나무들이 안타깝다.

FIFA는 축구의 독립적인 운영을 위해 각 국가의 정치적인 개입을 금지한다. 이러한 축구의 철학적인 측면에서 학원축구팀의 관리감독 주체가 협회인지, 학교 또는 교육청인지..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애매성과 모호성의 논리로는 학원축구가 더 이상 발전하기는커녕 시대 착오적인 역주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하겠다.

그리고, 학교장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꿈을 찾아 전학온 친구들의 꿈을 응원해주세요. 위장전입 어쩌고 저쩌고는 동사무소 사무원들이 할일 입니다. 부모까지 이사하지 않으면 안받아 준다는 등등...위장전입의 비판적인 굴레가 너무 어린 학생선수들에게 주홍글씨처럼 박힐까 염려됩니다'.

(2017년 11월, 학원축구 부모와 지도자들이 축구협회에 항의하고 있다)
(2017년 11월, 학원축구 부모와 지도자들이 축구협회에 항의하고 있다)

-후속 칼럼으로는 학원축구와 클럽축구가 상생하며 함께 경쟁,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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